Business/Communication2010/01/24 13:59
김용성 - 휴잇어소시엇츠 상무
No.42 Dong-A Business Review (http://www.dongabiz.com)

President Medvedev visits Lipetsk


최근 들어 '넛지'가 세계 경영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넛지란 원래 팔꿈치로 민다는 뜻으로 특정한 선택을 넌지시 종용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이는 서양의 직설적 화법이 아니라, 배려를 기반으로 하는 동양적 우회 화법과 일맥상통한다. 넛지는 기업 현장에서의 변화 관리에 배우 유용한 도구다. 실제로 필자는 고객사에서 넛지를 이용한 조직원 태도 변화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기도 했다.

자유방임의 대안으로 부상한 넛지
서양에서 성인이 되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반면 동양에서 성인이 되는 것은, 맡겨진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사회의 일원이 됨을 뜻한다.

글로벌 경제에서는 서양식 비즈니스 매너가 일반화됐으며, 늘 시간에 쫓기는 비즈니스 리더들은 대부분 서양식 직설 화법을 채택하고 있다. 그렇지만 섬세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리더들은 완곡 화법을 배우려 노력한다. 

훌륭한 리더가 되려는 사람은 조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보다 쉽게 수용할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 정보 수용자인 조직원들은 흔히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는 받아들이고, 불리한 정보는 수용하지 않는다. 
리더는 조직원들의 비판적인 정보 수용에 대응하는 넛지로 조직원들이 변화와 지시를 좀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다.
훌륭한 변화 관리자라면 넛지를 고려해 볼 만한다. 변화 관리의 핵심은 결국 '변화에 노출된 직원들의 심리 관리'다. 사람의 마음은 장애물을 만나면(또는 저항감이 생기면) 먼 길을 마다 않고 돌아간다. 변화를 수용하게 만든다는 것은 바로 저항감을 없애주는 일이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넛지다. 이처럼 넛지는 행동을 강제하지 않고 바람직한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휴잇어소시엇츠에서는 조직원들의 주인 의식을 배양해 변화에 적극 동참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다음의 3I 기법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조직원들이 자신을 변화의 주체로 인식하게 만들어 변화의 선순환이 가능하게 한다.
  •  조직 변화와 관련된 '정보'를 가능한 실시간으로 충분히 공유한다.
  •  조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그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한다.
  •  변화 결과가 조직원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변화를 설계한다.

넛지는 누가 어떤 의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도구일 뿐이다. 리더가 바른 신념과 조직을 섬기는 태도를 갖고 있지 않다면 넛지는 최악의 경영 도구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주변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동양인들에게는 넛지의 위력이 대단하므로 이를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동양인들은 주변 환경에 적당한 프레임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특정한 선택으로 유도될 수 있다.

다음 요건이 충족되면 넛지를 사용하기에 적절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 난이도 : 난이도가 높은 선택의 경우 전문가가 선택을 유도하는 게 좋다.
  • 빈도 : 매일 신는 양말에는 넛지가 필요 없다. 그러나 평생 몇 번 하지 않게 되는 결정, 예컨대 보험 상품이나 자동차 구입 등에는 넛지가 필요하다.
  • 피드백 : 의사결정의 결과가 피드백되는 기간이 긴 경우(예를 들어 은퇴 시기에 혜택을 받게 되는 연금플랜 등), 피드백에 따라 선택을 수정할 기회가 거의 없으므로 넛지가 필요하다.

넛지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밖에는 다양한 넛지가 가능하다.
  • 디폴트(기본 선택 값) : 사람들은 한번 선택한 것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바람직한 디폴트를 선정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바른 선택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 프레임 : 사람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는 경향이 있어 권고하는 선택안 전후에 추가적인 선택안을 더하면 중간 안을 선택한다.
  • 피드백 : 전기 사용을 줄이라고 권하는 대신, 전기 사용량이 많은 가정에 보내는 청구서에 부정적 표현의 이모티콘을 그려 넣자 전기 사용량이 줄어들었다.
  • 정보 공개 : 피드백의 변형 방식이다. 환경 유해물질 배출량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자 기업들은 시민단체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고 스스로 배출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 과정 리허설 : 캠퍼스 구석구석을 이미 알고 있는 대학4학년생에게 헌혈이 가능한 보건센터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나눠주며 헌혈이 가능한 시간대가 언제인지 생각하도록 한 것만으로도 헌혈이 늘어났다.
  • 의사 확인 질문 : 투표일 이틀 전에 투표를 할 것인지 묻거나, 향후 2주 이내에 자동차를 바꿀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것만으로도 투표율과 신차 구입 고객이 늘어났다.

Posted by RisingDream